마음속 여백을 채우는 시간, 필사

장소 : 노러브노라이프 위스키바 (제주)

어느 날 문득, 바쁜 일상 속에서 멈춰 서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일들의 무게를 덜어내고,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을 때. 그럴 때 저는 필사라는 작은 쉼표를 꺼내듭니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옮겨 적는 일이 아닙니다. 글귀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마음속에 고요한 숨을 들이쉬는 시간입니다. 나에게 와닿는 문장을 손끝으로 따라갈 때, 마치 내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특히 좋아하는 작가의 글귀를 옮겨 적다 보면, 그 단어들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이 손끝으로 스며들어 나의 일부가 되는 듯합니다. 슬픔을 담담히 적어나가다 보면 위로받는 기분이 들고, 기쁨을 옮기다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합니다.

필사의 좋은 점은 정답도, 서두름도 없다는 것입니다. 느릿느릿 적어도 괜찮고, 틀려도 괜찮습니다. 그저 글자에 집중하며 내가 느끼는 감정을 글과 함께 흘려보내면 됩니다. 적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건 단순한 글씨체가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필사 글 출처 : 책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 김민준 지음

특히, 하루를 마무리하며 필사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마치 마음을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종이 위에 펜을 대고 글귀를 따라 적다 보면, 하루의 복잡했던 마음들이 한 줄 한 줄 정리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위에 소소한 평온이 자리잡습니다.

혹시 마음이 복잡하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날이 있다면, 좋아하는 책 한 권과 펜을 꺼내보세요. 좋아하는 문장을 천천히 따라 적으며 마음을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시간이 당신에게 작은 위로와 쉼이 될 겁니다.

그저 나를 위한 작은 여백. 필사는 우리 마음속 빈 공간을 채우는 따뜻한 행위입니다. 그 속에서 스스로와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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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메리해피 필사종이 떡메모지 : 히히힐작업실